국민일보
이라크 희생 美軍 1000명 돌파
기사입력 : 2004.09.08, 17:58

2003년 3월 20일 이라크 전쟁을 시작한 이후 미군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7일 (현지 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비극적인 이정표”라며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맹공,이라크전 정당성 여부에 대한 쟁점화를 시도했다.
미국 언론들은 미군 8명이 7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저항 세력의 공격으로 사망,개전 이후 미군 사망자가 1003명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부상자 수는 7000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전체 사상자 수는 8000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군 사망자 1000명 돌파라는 상징적인 의미로 인해 이라크전을 둘러싼 논란은 또다시 대선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케리 후보는 우려하던 결과가 나왔다며 “오늘 우리는 이라크전에서 비극적인 이정표를 맞이했다”고 지적했다. 케리는 이어 “우리는 이라크에서 신성한 의무를 다하고 올바른 결정을 해 미군을 최대한 빨리 고국으로 오게 할 것”이라고 강조,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을 비난했다.

그러나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테러와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아프가니스탄 등) 다른 전장의 희생자들까지 합하면 이미 1000명을 넘어선 지 오래다”며 의미 축소에 주력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어 “러시아에서도 최근 테러로 인해 수백명이 희생됐고 9·11 테러로 3000여명의 시민이 숨진 것을 잊으면 안 된다”며 테러와의 전쟁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CNN방송은 희생 미군 중 756명은 전투 중 사망했으며 나머지는 교통사고와 같은 비전투 업무 수행 중 숨졌다고 보도했다. 또 647명은 2003년 5월 1일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전 종식 선언 이후 숨졌다고 전했다. 희생 미군들은 백인이 70%로 가장 많았으며 흑인(13%)과 히스패닉(12%),아시아계(2%)가 그 뒤를 이었다. 군별로는 육군(58%)이 가장 많았고 해병대(23%),주방위군(10%) 순이었다. 알래스카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사망자가 나왔다.

미군의 역대 전쟁 사망자 통계에 따르면 이라크전 사상자 8000여명은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치른 걸프전 때 사망자 382명의 2.6배 이상,부상자 467명에 비해 15배를 넘는 수치다. 전쟁 사가들은 “미국의 역대 전쟁과 비교해 볼 때 이라크전은 소규모 전쟁에서 중규모 전쟁으로 가고 있다”면서 “이는 단순히 사상자 수만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전쟁이 미치는 정치·사회적 파장을 함께 고려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윤해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