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이 대통령, 언론 쿠데타 시도"
"언론장악법 날치기 통과" 규탄 성명…"국민 무서움 보여줘야 할 때"
2009년 07월 23일 (목) 19:06:31 최훈길 기자 ( chamnamu@mediatoday.co.kr)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3일 "'언론장악법'이 기어이 날치기 통과되었다"며 언론법 강행 처리를 비판하고 현 정권의 민주주의 유린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이날 밝힌 '국민 무서움을 보여주어야 할 때입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언론법 표결 처리와 관련해 "재투표와 대리투표 등 유례 없는 불법이 자행되었다"며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자신을 비판하는 자유언론을 질식시키고 관제·친위 언론에게 모든 권력을 쥐어주고자 언론 쿠데타를 시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어제 우리는 민주주의가 죽어가는 현장을 지켜봐야 했다. 이윤성 부의장의 의사봉 소리는 민주주의의 주검을 관에 가두는 대못질 소리였다. 국민의 가슴에도 대못이 박혔다"며 "아! 국민이 피 흘려 만들어 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이렇게 덧없이 죽어가고 있다"고 한탄했다.
▲ 한명숙 전 국무총리.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한명숙 전 총리는 또 "우리 국민은 어제 자신이 뽑은 대표들에게 자신들의 주권을 강탈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 나라의 '법치주의'도 함께 무너져 내렸다. 법을 만드는 국회가 스스로 불법과 탈법을 저질렀다. 일사부재의의 근본원칙이 무시당하고, 초등학교 선거에서도 없을 대리출석, 대리투표가 횡행했다"며 "도대체 무슨 낯으로 국민의 대표라고 할 수 있습니까? 스스로 불법을 자행하면서 어떻게 국민에게 법을 준수하라고 말할 수 있단 말입니까?"라고 되물었다.
국회 파행에 대해서 한 총리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국민 70%의 반대를 무릅쓰고, 불법과 탈법을 동원해서라도 날치기를 감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국민이 무섭지 않기 때문이다. 야당이 우습고 국민이 가소롭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현 사태에 대한 해법을 국민의 힘에서 찾았다. 그는 "야당과 민주당에게 힘을 실어주십시오. 무너진 의회 균형의 추를 국민이 바로 잡아주셔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국민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전 총리는 "우리 스스로 나서야 한다. 깨어있는 정신으로, 행동하는 양심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독선과 오만에 저항해야 한다. 국민의 무서움을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에게 보여주어야 한다"며 "힘을 모아 하나가 됩시다. 야당의 힘만으론 부족하다면 깨어있는 시민의 힘을 보탭시다. 수백만 부엉이의 힘찬 날개 짓으로 이 땅의 어둠을 몰아내고 민주주의의 새벽을 열어갑시다"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찾아보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너무 많다. 민주당 게시판에 글을 올려 응원을 보내는 일, 내 이웃에게 진실을 알리는 일, 인터넷에 자신의 주장을 올리는 일 등 이러한 작은 실천이 모아지면 역사를 바꾸는 힘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님께 약속했다. 자각하고 깨어있는 부엉이가 되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훨훨 날아오를 것을 다짐했다. 이제 그 약속을 지켜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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