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서울 장충동 경동교회에서 장공 김재준 목사 기념사업회가 ‘생명신앙,생명과학-인간복제 윤리문제를 계기로 삼아’란 주제로 주최한 강연회에서 참석자들은 교계가 인간복제를 비롯한 유전자 조작 등에 구체적인 대안을 갖고 대처해나가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강연회는 하태영(장공기념사업회 학술위원·삼일교회) 목사의 사회로 최재천 서울대 생물학과 교수와 박명철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교수가 발제자로 참석한 가운데 3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하 목사는 “복제에 대한 찬반 양론이 분분한 가운데 기독교적 준거를 갖는 데 목적이 있다”고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경동교회 교인이기도 한 최재천 교수는 ‘영혼은 복제되지 않는다’는 제목으로 “인간복제는 먼 훗날의 얘기이고 설사 이루어지더라도 유전자만 같을 뿐 영혼은 복제할 수 없다”며 “그보다 악의적 유전자 조작으로 인류의 재앙을 초래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견제와 감시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질병 치료를 빌미로 유전자 기술을 상업화하는 것 역시 윤리적으로 옳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박명철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교수는 ‘생명윤리-배아 복제를 중심으로’라는 발제에서 “배아복제는 인간의 이기심에서 나온 것으로 타인을 위한 그리스도의 삶의 방식과 배치된다”고 비판하면서도 “타자에 대한 사랑과 사회적 공의라는 가치기준의 틀에서 이루어진다면 복제에 대한 윤리적 입장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형규(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김상근(반부패국민연대 회장) 윤길수(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총무) 목사와 채수일 한신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 원장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장공기념사업회 사무국장 전광희 목사는 “복제문제는 앞으로 교회에서 뜨거운 논쟁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독교윤리학회와 신학회에서 하루빨리 대안을 마련해 과학과의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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