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땅에서 물러가고” (창 8:2a)

지구 전체를 덮었던 물들의 일부는 바람으로 감하여 증발되어 빙하형태로 육지에 쌓였고(8:1), 한편 나머지는 육지가 상승하므로 상대적으로 낮아진 바다로 모인 과정으로 육지에서 물러갔다. 이 두 과정가운데 증발된 물의 양보다 바다로 내려간 물이 훨씬 많았다는 것은 오늘날 극지방에 쌓인 빙하의 양과 바다물의 양을 비교해보면 상상이 된다. 그러면 바다로 물이 모이는 과정은 과연 어떠한 원인으로 비롯된 것이었을까?

대양(ocean)은 그릇과 같은 특이한 모습으로 바닷물을 담고 있다. 그래서 이를 대양분지(oceanic basin)라고 부른다. 지질학자들에게는 이러한 대양분지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큰 궁금증을 가져왔다. 그런 가운데 1912년 독일의 뵈게너(Wegener, 1880-1930)는 과거에 대륙이 이동했었다고 처음 제안했다. 그는 대서양을 두고 남아메리카 대륙의 동쪽과 아프리카의 서쪽 해안선의 모양이 유사하다는 데서 흥미를 갖고 대륙이동설(continental draft)을 주장하였다. 실제로 육지의 연장선인 대륙붕을 서로 맞추면 더 잘 맞아 떨어진다. 그 이후에 많은 지질학자들이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들을 추가하여 위의 두 대륙뿐 아니라 다른 모든 대륙들이 서로 붙어서 처음에는 커다란 하나의 초대륙(pangea)었으며, 이로부터 오늘날의 위치로 갈라져 나왔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대륙이동설은 나중에 지각이 여러 개의 판으로 이루어졌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판구조론(Plate tectonics)로 명명되었다. 판들이 이동하면서 벌어진 곳에는 낮은 분지가 형성되어 바다가 생기며 해저확장(sea-floor spreading)을 이룬다(그림). 바로 이렇게 해저가 확장되면서 그릇 같은 대양분지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 낮은 대양의 바닥은 벌어지는 틈으로 지하에 있던 마그마가 올라와 굳어 현재 단단한 현무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지질학자들은 대륙이 이동하는 속도에 대하여 1990년대까지는 아주 천천히 오랜 세월에 걸쳐서 이동해왔을 것이라고 여겼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여러 증거들을 토대로 대부분의 지구물리학자들은 이에 대하여 회의적이며, 언젠가 지판(plate)이 빠르게 이동한 적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다음은 그러한 논문 가운데 하나이다.

”다양한 연구에 의해서 지지를 받았다 할지라도, 지판들이 과거에 훨씬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증거 때문이 아니라 동일과정설적 신조 때문이다. 이는 오늘날 지판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지질과정이 과거에도 오늘날과 같은 정도여야 한다는 동일과정의 원리에 지배되어있기 때문이다” (Gordon, R. G., 1991, Plate tectonic speed limits: Nature, v. 349, pp. 16-17).

여기서 동일과정설이라는 것은 칼럼에서 여러 번 언급했듯이 지질학적 과정이 오늘날과 같이 과거에도 같은 속도로 아주 천천히 일어났었다고 하는 가설이다. 이와 반대되는 가설은 노아홍수와 같은 격변이 있었다고 하는 격변설이다. 즉 실재 증거들은 지판들이 예전에 아주 빠른 속도로 이동하였다는 것을 지지하는 것이다.

위의 과정을 종합할 때, 노아홍수의 창일했던 물들은 대륙이 갈라지면서 해저가 확장되며 그릇처럼 낮아진 대양분지로 물들이 모인 것이다. 이와 같이 노아홍수의 물이 빠지는 과정은 대양분지 형성에 대한 아주 적절한 모델을 제시한다. 아울러 해저가 확장되는 기간에 대하여는 성경은 이를 150일 이내라는 짧은 기간에 이루어졌다고 말하며, 이는 빠른 속도로 이동되었다는 지구물리학적 증거들로도 뒷받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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