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가지 따라 담장 너머

살짝 도망나온 이제 막

피어오른 꽃사과 꽃나무

4월하순이라지만 가끔은

꽃사과 꽃잎들을 마구 흔들어

놓고 떠나는 찬 바람도 ..

그러나 맑은 날엔 둥글둥글

떨어지는 햇빛 받아 안아서

가슴에 품을 땐 너무도 아름다운

18세 소녀의 모습이어라..

아직은

그 누구에게도 무엇이 되지 못한 채

작은 꽃망울로 붙어있지만

때론 그 곳에서 한 끼의 식량이

간절한 꿀벌이며 나비며 날짐승도

순번을 기다리니 장관이어라

어쩌면

삭막해져가는  사람들이 이 곳

한 폭의 풍경화같은 현실에

그리운 사람들의 이름 하나씩 매달고

아직 다 피지않고 기다리는 작은

꽃사과에게 詩 한편 적어놓고 간다면

지금의 작은 꽃들이 가을엔 열매로

보답할려나..

우리집 마당 꽃사과 꽃나무가..
촬영 김성원